










1. Brutal Romance - Hollow Jan
2. корабли - Факел
3. факел - Факел
정말 오랜만이다.
그간 하고 있는 일이 많기도 하고 내가 서툴기도 해서,
업무를 시작한 이후에 거의 포스팅을 못 하다시피했다.
그 사이에도 열심히 음반을 사제껴서 올릴 게 은근 많다고 생각했는데,
간만에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시간을 갖다 보니 이걸 올리게 되었다.
내 블로그를 보신 분들이 있다면 아시겠는데,
'할로우 잰' 빠돌이기에 거의 대부분의 음반을 갖고 있다.
일본 라이선스 같은 건 사실 그다지 갖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서 안 구했는데,
비슷한 느낌으로 이 음반에 대한 소식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살 것인가 고민을 했다.
난 일단 음악을 듣기 위해서 음반을 구입하기에 CD라는 매체를 가장 좋아한다.
현물로서의 수집도 충족시키고 실제 매체로 들을 수도 있고,
디지털로 내 마음대로 추출해서 듣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바이닐' 음반이 부클릿 크기도 시원시원해서 보는 맛이 있는데,
일단 바이닐 플레이어가 있지도 않고 딱히 살 생각도 없으며
무엇보다 바이닐 매체의 가격이 거의 무조건 일반 CD의 2~3배는 하기 때문에
바이닐은 정신건강상 아예 안 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이 음반도 알기는 하지만 비쌀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잊고 있었고,
2016년 연말, 오랜만에 '할잰' 페이스북에 들어가니까 댓글 선착순 판매가 끝난 지 보름인가 지난 시점이었다.
대신 장당 6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었기에 선착순에 들었어도 안 샀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았다.
근데,
그런데 말이다.
사람이라는 게 또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나기 마련이다.
그냥 심심해서 구글링을 좀 하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굉장한 콜렉션으로 음반 소개를 하시는 분을 알게되었고,
이 바이닐 음반을 제작한 레이블에다 다이렉트로 주문하면
각 색상을 묶은 패키지를 배송비 포함 15 유로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즈음 국내 모 사이트에서도 이 음반 모든 색상을 들여와 장당 3만원 정도에 팔고 있어서 빨간색이라도 살까 싶었는데,
해외 레이블이 워낙 싸니 망할 각오를 하고 다이렉트로 주문을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 흔한 페이팔을 한 번도 안 써봐서 이 날 처음 가입하고 결제를 긁었다.
그리고는 또 기나긴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주문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도 없기에 메일을 보냈는데 딱히 답이 없는 거다.
그래서 그 레이블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는 걸 알아내고 메시지를 보냈다.
보니까 보낼 때 딱히 트래킹 넘버가 안 찍히는 걸로 보낸 모양으로 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정 기간 후에도 도착을 안 하면 현지에서 배상 프로그램으로 돈을 돌려받고,
다시 제대로 신경 써서 패키지를 보내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래서 또 한 번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그러고도 열흘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ㅜ ㅜ
이제는 나도 약간 열받아서 페이팔에 물건을 못 받았다는 분쟁을 걸고,
다시 메시지로 위치 확인 좀 해달라고 문의 했다.
물론 그래도 난 이 분한테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예의를 갖췄다.
며칠 그에 대한 답장이 없다가 답을 받았고 트래킹 넘버로 조회를 해보니,
DEFRAA라는 버뮤다 삼각지와 같은 일반 독일 택배이더라.
어쨌든 오기는 온다는데 짧으면 일주일, 길면 몇 달이 걸린다고 해서,
그냥 3만원 주고 한국에서 한 장만 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는 이걸 받았다.
드디어 받았다고! ㅜ ㅜ
Danke schon, Marcus!
일단 패키지를 말하자면,
뿌연 우유 비닐에 걍 종이 한 장짜리 부클릿이 다이다.
가사도, 뮤지션에 대한 설명도 없고 간단한 곡 제목이 끝이다.
그나마 디지털 파일 다운로드 코드는 있어서 다행이다.
이 디지털 코드는 코드 하나로 꽤 많은 포맷을 마음껏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어차피 엠피삼으로 들어서 WAV랑 엠피삼만 받았다.
그리고 색깔을 보면,
3가지 색으로 뽑은 이유가 납득이 되고,
3장을 패키지로 파는 것도 납득이 된다.
무조건 3가지 모두를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트의 발매 정보를 보면,
초록색 105장, 검정색 100장, 빨간색 45장으로 총 250장만 뽑았다.
음악 얘기를 하자면,
'할잰' 페북 글을 보면 바이닐용으로 마스터링을 새로 했다고 하는데,
다운받은 디지털 파일은 내 귀로 듣기에는 전의 재녹음 버전과 전혀 다른 점을 모르겠다.
물론 말했듯이 난 바이닐 플레이어가 없기에 음반을 직접 걸어서 들으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참여한 팀은 러시아어라서 구글로 돌려보니 '파켈' 비슷한 발음으로 '횃불'을 뜻하는 것 같다.
2번 곡은 나의 배송 스토리를 말해주는 건지 구글 번역으로 '크라블리' 비슷한 발음으로 '배송'이라고 나오더랔.
참여한 러시아팀의 음악도 내 취향이고 꽤 좋았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가 들어간 것도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하면서 좀 껄끄러운 얘기를 하자면,
첫번째로, '할잰'이 유통한 가격이 너무 비쌌다는 것이다.
일단 '할잰'도 꽤 적은 수량을 받아서, 아마도 빨간색은 팀원이 갖고,
검정색과 초록색을 음반 제작의 비용 충당을 위해 가격을 책정한 것 같은데,
그런 걸 감안하고 팬심으로 지원하려고 해도 너무 비싼 가격이었다.
'Scattered By The Breeze'도 싼 편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는 당연히 수긍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빠돌이인 내 시점으로도 너무 비쌌다.
두번째로 이 음반을 유통한 사이트도 사실 싼 가격이 아니었다.
'할잰' 유통반에 비하면 1/2의 가격이지만,
역시나 이도 전혀 싼 가격은 아니다.
내가 주문한 게 한 달 가까운 오랜 시간과 그에 대한 신경과 걱정을 감안하면 엄청 짜증나기는 한데,
독일에서 배송되는데 3장 묶음이 15 유로가 약간 넘는 수준이라는 건 생각해볼 문제다.
장당 5 유로인 것이다.
정보가 가격을 책정한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뮤지션 본인들이 가장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기에 충분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을 서포트 하는 관점에서 보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서포트는 자발적으로 알아서 이뤄져야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나도 '할잰'의 거의 탄생부터 지켜보고 사랑해온 팬 중의 하나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사실 이 음반 포스팅을 생각하면서 안 쓸까 생각도 했다.
이 음반 이야기를 하면 무조건 가격 얘기를 안 할 수 없고,
'할잰' 데모에 대해 1년에 수차례 문의가 올 정도로 관련 포스팅을 찾는 분이면 언젠가는 볼 것이며,
심지어 멤버분들도 검색으로 찾아주셨던 걸 생각하면,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쁠 수 있고, 껄끄러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이래 쓰고 있기에 그걸 감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에다 직접 주문해서 원래의 가격으로 구입한 게 내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난 아마도 거의 80% 확률로 이 음반들을 플레이어에 걸어보지 못 할 것이다.
내가 산 음반 중 유일하게 안 들을 건데 산 게 이 음반이다.
순전히 팬심과 관심으로 사게 되었고 나는 저렴하게 구입했지만,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가지 않았다는 것에는 분명한 아쉬움이 있다.
혹시 이 음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구글링을 조금만 해보시면 찾을 수 있으니 주문 시도해보시길 바란다.
사이트에 2017.03.06. 기준으로 아직 3가지 색상 모두 재고가 있다.
물론 나처럼 주문 후 한 달 이상 똥줄이 탈 각오를 하신 분들에 한정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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